아라크네
아테나(미네르바)는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지만, 직녀신이기도 하다.
아테나가,베 잘 짜기로 소문난 처녀와 솜씨를 겨룬 사연이 로마 사람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이야기’에 실려 전해지는데 ..
지금의 터키 서부에 해당하는 옛 뤼디아 땅에 아라크네라고 하는 길쌈하고 베짜는 솜씨가 좋은 처녀가 살고 있었다.
구경하던 한 여인네가 한숨을 쉬면서 이런 소리를 내어놓았다.
“아테나 여신에게 배운 솜씨가 아니고야 저럴 수가 없다!” 고 하자
아라크네는 “천만에,아테나가 가르쳐준대도 나는 남의 밑에서는 아무것도 안 배워요.”
자존심이 강한 아테나 여신이 이 소문을 들었다.
여신은,신들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아라크네를 그냥 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느날,지팡이 없으면 걸음을 옮겨놓기도 힘들어 보이는 노파로 변장하고 찾아가 은근히
여신께 용서를 빌라고 타일렀다.
이 말에 아라크네는 오히려 여신과 겨루보자고 나온다.
이에 여신이 변장을 벗고 겨루기에 들어갔다.
여신은 신들의 영광을 칭송하는 그림을 무늬로 짜넣었다.
그리고 베폭 세 귀퉁이에는 인간이 감히 신들과 힘을 겨루다 욕을 보는 내용의 그림 무늬를,
나머지 한 귀퉁이에는 여신의 신목인 올리브나무 가지 그림을 짜넣었다.
이것은 아라크네가 겨루기를 그만두도록 하기 위해 아테나가 일부러 짜넣는 그림이었다.
‘올리브 가지를 내민다(hold out an olive branch)’는 말은 ‘화해를 제의한다’
뜻인데도 아라크네는 여신이 내민 올리브 가지를 받지 않았다.
아라크네는 신들의 허물을 들추는 그림만 베폭 가득히 짜 넣었다.
제우스가 백조로 둔갑하고 레다와 놀아나는 장면,황금소나기로 변신하고 다나에를 취하는 장면,
황소로 변신해서 에우로피를 올라타는 장면이 들어가 있었다.
처녀의 솜씨에 탄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더 이상 신들을 모독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여신은
들고 있던 북으로 아라크네의 베폭을 찢었다.
아라크네는 저의 참람함과 부끄러움을 알고 대들보에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여신은 늦게나마 잘못을 깨달은 것을 가엾게 여겨 끊어지려는 명줄을 이어주며 타일렀다.
“죽어 마땅하나 살아나거라. 살아나되, 영원히 실을 내고 베나 짜거라.
이로써 외람되이 신과 겨루자고 하면 어찌 되는지 그 끔찍한 꼴로 증언하거라.”
아테나가 이 말끝에 아라크네에게 독초즙을 뿌렸다.
아라크네의 머리카락이 일시에 빠지면서 코와 귀가 쪼그라들었다.
이어 손가락 발가락이 옆구리로 옮아가 다리가 되었고,
긴 몸은 한가운데로 모여 몸통이 되었다. ‘아라크네(거미)’가 된 것이다.
사람들이 거미를 싫어하는 것은 그때 여신이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란다.
거미에게 공포를 느끼는 증상을 ‘아라크네포비아(거미 공포증)’라고 한다.
01 - Baroque and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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